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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동초 올 때

그 데이빗 2020. 5. 23. 16:34


산길을 걷다가
작년에 봐둔 인동초 무리들

잎은 났으나 꽃은 아직이었는데
어느날 갑자기 하얀 꽃이 피었다

코를 대고 향을 맡아보니
그윽한 그 꽃의 그 향기다

초여름이 온 걸 깨닫는다
코로나로 잠시 계절을 잊고 살다보니

봄이 무심코 갔음을 이제사!
간 것은 보내고 온 것을 기쁘게 맞자

인동초 필 때면
소주병에 꽃을 넣어 향과 술을 같이 즐겼던

사람들이 반드시 생각난다
인동초가 만들어준 기쁨이다

동네 어귀에도 저 바닷가 언덕배기에도
길가 벼랑끝 수풀더미에도

인동초가 보이리라
감귤나무에 달린 꽃향도 은은하다만

인동초 꽃향은
새콤 달달한 내음의 은은함.

뜨거운 섬 여름은 무섭다만
그래도 활짝 핀 인동초꽃이 살아있는

섬은 견뎌줄 위로가 된다
그 꽃이 활짝 피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