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
작년에 봐둔 인동초 무리들
잎은 났으나 꽃은 아직이었는데
어느날 갑자기 하얀 꽃이 피었다
코를 대고 향을 맡아보니
그윽한 그 꽃의 그 향기다
초여름이 온 걸 깨닫는다
코로나로 잠시 계절을 잊고 살다보니
봄이 무심코 갔음을 이제사!
간 것은 보내고 온 것을 기쁘게 맞자
인동초 필 때면
소주병에 꽃을 넣어 향과 술을 같이 즐겼던
사람들이 반드시 생각난다
인동초가 만들어준 기쁨이다
동네 어귀에도 저 바닷가 언덕배기에도
길가 벼랑끝 수풀더미에도
인동초가 보이리라
감귤나무에 달린 꽃향도 은은하다만
인동초 꽃향은
새콤 달달한 내음의 은은함.
뜨거운 섬 여름은 무섭다만
그래도 활짝 핀 인동초꽃이 살아있는
섬은 견뎌줄 위로가 된다
그 꽃이 활짝 피었다